가을, 겨울, 그리고 나

가을이 깊어오는 걸 느낄수록 아쉬움이 고개를 든다. 올 한 해가 너무 빨리 지나갔다는 생각에 더해 내 인생도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만 같다. 지금 이 순간을 붙잡고 싶지만, 떨어지는 잎을 억지로 붙들어 둘 수는 없다.

반면 겨울은 신비한 계절이다. 가을에 실컷 아쉬워해서인지, 겨울에는 담담하다. 무겁게 내린 눈 밑에, 딱딱한 땅 아래, 생명은 여전히 숨을 쉬고 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다시 시작하자, 마음을 먹게 된다.

가을 한가운데서 겨울을 기다리며 마음껏 아쉬워하고 마음껏 기대하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