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는 특히 가을이 없다. 인도 만의 가을은 있지만 한국 처럼 예쁘게 물든 단풍잎을 볼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 인생의 가을을 생각해 봤다. 나는 땅에서 작은 싹으로 올라와 꽃이 되었고 이제 40이 넘어 가을 문턱에 들어섰다. 어렸을 적부터 봐온 텔레비전의 영향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가을하면 베이지색의 바바리코트를 입은 중년의 남자 모습이 떠오른다. 중년의 남자는 떨어진 단풍잎을 밟으며 걸어간다. 그리고 그를 중심으로 가을 바람이 분다. 왠지 서글프기까지 한 그 오렌지 빛 갈색의 길 모습은 중년을 표현하는지 가을을 표현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중년. 내 생애에 중년이라는 말은 절대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어느새 삼십대가 지나고 마흔 그러니까 중년의 나이에 들어섰다. 나의 마음은 그대로고 나의 열정은 그대로인데 어느새 나는 인생의 가을을 맞이했다. 이제 막 뜨겁게 빛나던 여름 햇빛이 끝나고 더 높은 하늘이 보이는 가을이 되었다. 날씨도 선선해 지고 나의 마음도 이제는 너무 뜨겁지 않게 알맞게 평온을 느끼는 그런 계절이 된 것이다. 이제는 내 인생 어떻게 하면 더 의미있게 살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계절이다. 그래야 겨울이 왔을 때 잘 쌓아놓은 삶의 경험들을 곱씹으면서 돌아보면서 살 수 있을테니까. 인생의 가을을 맞이 한 그대여. 단풍잎이 아름답게 물드는 것 처럼 그대의 삶도 아름답게 물들기를. 그래서 모두에게 아름다운 가을을 선사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