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저녁보다는 아침 운동을 하는 나를 두고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부지런하냐고 혀를 내두른다. 하지만 사실 나는 퇴근 후에는 온전히 누워있고 싶어서 아침에 운동을 끝내버리는 걸 선호한다. 퇴근 후에 숙제가 남아있는 기분이 싫어서.

처음에는 나도 내가 아침 운동을 할 수 있는 인간인지 몰랐다. 시작은 3년 전 골프 레슨이었다. 아침에 레슨을 받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니가?' 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더랬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자연 상태에서 3시에 자고 11시에 일어나는 올빼미족이었으니까.

그건 요즘도 마찬가지라서 밤엔 잠들기가 너무 싫고 아침엔 일어나는게 고통이지만 직장인에게 아침 운동은 확실한 매력이 있다. 회사 가기 전에 미리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퇴근 후에는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저녁에 예기치 않은 스케줄이 생겨 레슨에 가지 못할까 걱정할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운동을 하면 각성이 되는지 묘하게 컨디션이 좋아진다.

이렇게 장점만 줄줄이 늘어놨지만 사실 아직도 아침 운동을 꾸준히 할 자신이 없다. 이제 해가 짧아지고 바람이 차가워지면 난이도는 쭉쭉 더 올라갈 것이다. 겨울 아침에는 온몸이 녹아내려 온수매트와 하나가 되어버리니까. 하지만 일주일에 다만 두어 번이라도 이겨내겠다고 이 자리를 빌어 거듭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