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달려라 하니'와 비슷하여 별명으로 불릴 때가 있었다.

계주를 하면 꼭 대표로 나갔었고 단발머리에 머리띠를 하고 달리던 나는 꼭 달리기를 하다가 운동장 바닥에 머리띠를 집어던지고 뛰곤 했었다.

그 뒤로는 다른 친구들도 같이 머리띠를 던지고 달렸던 기억에 웃음이 난다.

15.2는 내가 아직 기억하고 있는 100미터 달리기 기록이다.

4학년 때 학교 대표로 나가서 6학년 언니들 사이에서 달리기를 했다. 고등학교 계주 때는 전교생 앞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울었다.

언젠가 계주 때 상대 선수를 앞서지 못했는데 친구는 내가 반 바퀴 따라잡은 것을 얘기해주어서 고마웠던 기억도 있다.

전교생 오래 달리기 대회에서 10등 안에 들어 상을 받았었다.

대학입시 때 체대를 가보겠다고 3000미터 달리기를 했었는데 발목 부상으로 결국 체대를 가지는 않았다. 가장 최근에 뛰어본 것은 아이 유치원 운동회 때이다. 뛰던 실력이 동네 아줌마들 사이에선 돋보였나 보다. 아이의 어깨가 한껏 올라갔었다.

적고 보니 내 유년시절 기억에 달리기가 참 많구나 싶다.

달리기로 인해 나는 항상 건강하다는 자만이 있었다. 더 이상 달리기를 하지도 않고 잘하지도 못하지만 자신 있는 것은 건강이었는데 요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예전처럼 달려보려 하지만 숨이 턱에 차고 몸과 다리가 무겁다. 나이는 들고 체력은 떨어져 가는데 마음만 조급하다.

나만의 페이스를 찾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페이스를 알고 속도 조절을 한다.

무리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나만의 달리기를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