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대부분 경제력이 없거나 시간이 없어서 아니면 둘 다 여력이 안되어 포기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할 때 더욱 분명해진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기타도 배우고 싶고 영어회화도 더 배우고 싶었다. 하다가 그만둔 독일어도 계속하고 싶다. 하지만 하루 24시간은 내게 너무나 짧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조금씩이라도 해보려고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계획표도 짜보았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공부하는데 집중력만 저하될 뿐 하나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자잘한 배우기는 일단 포기하고 순위별로 급하고 꼭 해야 할 1순위, 급하지는 않지만 해야 할 일 2순위와 3순위를 적어 보았다. 역시나 하고 싶은 일은 엄두가 나질 않는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런 갈등을 겪는 건 매번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대학원의 수업은 내가 선택한 일이기도 하지만 나의 본업도 중요하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위해 늘 하고 싶은 일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오늘도 난 아슬하게 마음의 외줄을 타고 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버리면 해야 할 일이 자꾸 미뤄지기 때문에 곧은 의지가 필요하지만, 가끔씩 이렇게 감정에 동요되기도 한다. 이성과 감정 사이 그 경계에서 오늘도 난 싸우고 있다. 아슬한 줄다리기 같은 마음의 한 복판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