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생을 자식들에게 희생적인 엄마를 두었다.

나보다도 어린나이에 갑자기 혼자되어 자식 둘을 홀로 책임져야 하셨으니 일생이 고단하고 외롭고 힘드셨을게다.

내가 결혼을 해서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어보니 친정엄마의 그 희생정신이 얼마나 위대한 일이었는지 새삼 아리게 느껴진다. 참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엄마도 사람인지라…

가녀린 여자의 몸으로 혼자 희생한 뒤에 몰려오는 고되고 답답하고 억울한 감정들이 소용돌이를 쳤고

그 소용돌이들은 늘 내가 받아내야 했다.

“여기가 아프고 저기가 아프고…..”

“이게 억울하고 저게 억울하고…..”

“내가 어떻게 너희들을 키웠는지…..”

나의 친정엄마는 나 자신을 희생하여 자식둘을 훌륭히 키워내셨지만 멘탈은 강하지 않은 찡찡이다.

가끔은 내가 엄마인지, 엄마가 엄마인지 햇갈릴때가 많다.

나는 엄마를 닮기 싫어 이를 악물고 노력한다.

나는 적어도 자식들에게 찡찡이는 되지 말자고 다짐한다.

나의 희생은 너희들의 선택이 아닌 내 선택이었음을 다짐한다. 너희들에게 베푸는 나의 사랑은 준만큼 돌아오는 보상이 아닐꺼라는걸 곱씹는다. 너희들은 언젠가 내곁을 떠나 각자의 보금자리를 이룰것이고 나는 너희들만 바라보는 외톨이가 되지 않도록 애쓸것이다.

“엄마를 생각하면 머가 생각나?”

“음… 안아주는거… 뽀뽀하는거… 요리하는거….”

글쓰는 동안 내옆에 바짝 붙어앉아있는 딸과의 대화에 문득 친정엄마가 생각나 마음이 또 아리다.

나의 엄마도 편안한 가정을 이뤘으면 찡찡이엄마로 기억되지 않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