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에서 코로나가 한참 심했던 날. 우리는 온종일 집에서 지냈다. 남편은 재택근무로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나는…. 40도가 넘는 기온에 온종일 에어컨을 클고 집 안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밤이되면 4층 주택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에는 1층에 사는 집주인이 가꾸고 있는 작은 정원이 있었고 우리는 그곳에서 돗자리를 깔고 앉아 뜨끈한 여름 바람을 쐬었다. 그날은 슈퍼문이 뜬다고 했다. 아이들과 옥상에 올라 달이 뜨기를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려도 달은 구름에 가렸는지 보이질 않았다. 실망하여 집으로 돌아가 할일을 마친 구 베란다를 보았다. 창 밖으로 커다란 달이 보였다. 정말이지 쟁반같이 둥근 달이었다. 아이들과 옥상으로 올라가 내 품안으로 금새 날아들 것 같은 둥근 달을 바라보았다. 달빛이 우울한 우리의 삶을 비춰주는 것 같았다. 힘겨웠던 나날 중, 한 점이 되어준 달 덕분에 한숨을 내쉬며 버틸 수 있었다.

달은 언제나 그곳에 있다. 변한 건 나 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