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올해 86세이신 시어머니 회갑잔치날 결혼 4년차 말수도 없고 조용한 둘째며느리가 이 노래를 시작으로 서너곡을 더 불렀다. 누구도 내게 시키지 않았지만 나는 마치 사명감 같은 마음 이었다. 미리 노래를 고르고 차안에서 연습을 해뒀다. 교회 권사님이신 어머님은 박수도 안쳐지신다는 흥이 없으신 분이시다. 어머님의 손님은 대부분 점잖은 교회분들이다. 당시에는 회갑잔치에 기생을 불렀다. 거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기생도 흥이 나는 법. 교회 분위기의 회갑잔치는 기생을 부른 의미도 없어질테고 즐기고 싶은 다른 어른들도 서운해 지면 안된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웃으며 춤과 노래를 하고 어르신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뿌듯했다. 남편은 손님접대하느라 턱까지 술이 올라있다. 평소 씩씩하고 말 잘하는 우리 세 시누님들 큰 동서님 어쩜 노래한곡 안하시는지..하하 그때 내 노래를 듣고 4살이던 큰아이는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라고 달타령을 흥얼거렸다. 직장에서 총무계를 보며 고객 행사가 있을때 사회도보고 여행갈땐 버스에서 노래하고 분위기 띄우며 노래를 시키기도 했다. 식사자리에선 테이블을 돌며 잔을 채우고 분위기를 띄워야했다. 평소와 다른 내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모습도 분명 나다. 물론 억지로 누가 시킨건 아니지만 관례적으로 총무계가 하고 못하면 다른 사람이 하게된다. 내 일을 누군가가 대신 하는것을 용납이 안된다. 내가 하고자 마음먹고 또 다른 나를 꺼내어 잘 해냈을때 가질 수 있는 희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