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도 가을이 왔다. 후덥지근하던 여름의 더위가 조금 누그러들기 시작하면 안개가 시작된다. 안개는 가을이 왔다는 의미와 함께 겨울도 빠르게 도착할 거라는 예고편이기도 하다. 가을을 알리는 또 하나의 예고편이 있는데 바로 '칸첸중가' 산이다.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다고 알려진 칸첸중가 산은 우리 있는 곳에서 꽤 먼곳에 있는데 한 해 중 딱 몇 번 그 설산을 볼 수 있다. 바로 가을이다. 가을이 되면 산을 가리고 있던 구름들이 가끔씩 움직여 주는데 그러면 높은 설산이 보인다. 나는 등산을 그리 좋아하는 사람도 아닌데 설산만 보면 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나는 가을이 좋다. 매일 새벽 안개를 볼 수 있고 아주 가끔이지만 백년설 칸첸중가를 볼 수 있는 가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