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숙소로 언제 가?

5박6일의 일본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쓰담쓰담 글쓰기 단톡방에서 오늘의 글감을 보자마자 나는 여행 내내 들어야했던 아이의 질문이 떠올랐다.

"엄마, 우리 숙소로 언제 돌아가?"

이 말을 하는 아이의 표정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다리 아프다, 피곤하다, 배고프다, 자고 싶다, 그리고 게임하고 싶다.....

사실 이런 말이 나올까봐 이번 여행은 아이들에게 주도권을 주고 가고 싶은 곳과 먹고 싶은 음식을 정해보라고 했었다. 두 녀석은 무얼 먹을지, 어디에서 캐릭터 굿즈를 사면 좋을지 등 신이 나서 유튜브와 블로그를 참고해 일정을 짰고 나보다 오사카 맛집을 더 많이 아는 듯 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원한 일정이 다 마무리되자 나와 남편이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장소를 둘러보자고 할 때마다 아이들은 울상을 지었다. 대부분 사찰과 신사여서 그런지 사진 찍는 것도 귀찮아했다. 결국 우리 부부는 이동할 때마다 아이들 눈치를 봐야했다.

아이들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었으나, 이제 겨우 점심만 먹었을 뿐인데도 어서 빨리 숙소로 돌아가자고 할 땐 내 표정도 그리 밝지 못했다. 숙소에만 있고 싶어 할 거면서 왜 일본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지 좀 화가 났다. 그래도 속으로 크게 한숨을 쉬며 그런 상황들을 무던하게 넘겼다. 솔직히 나도 오랜만에 떠난 해외여행에 여느 때보다 피곤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순간에 못을 박아두었다.

"해외여행이 생각보다 많이 힘들지? 앞으로 한 삼 년은 국내여행만 다니는 게 어때?"

기다렸다는 든, 둘째는 큰 소리로 예스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