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 하고 생각하니 바로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러브레터’영화다. ‘오겡끼 데스까~’ 하고 소리치는 여주인공의 모습과 그 뒤 배경을 한 설산.

그날은 첫 눈이 올 것처럼 추운 날이었다. 항상 해 왔던 짝사랑이 아닌 처음으로 썸을 타던 그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가는 날이었다. 수능을 본 후 얼마 되지 않은 시간 그 아이와 나는 어른이 된 마냥 영화관을 찾았다. ‘러브레터’였다. 죽은 남자 친구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알아가는 영화 속 이야기처럼 우리는 고등학교 마지막 추억을 러브레터와 함께 만들고 있었다. 어색하게 팝콘 하나두고 앉아 있던 그 아이와 나. 우리는 손가락 한번 스칠까 긴장하며 영화를 봤고 버스를 타고 학교로 돌아왔다. 그 후로도 그 아이와 짧은 데이트가 있었고 마음이 오고 갔지만 처음 사랑이었기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우리는 다시 친구로 돌아갔다. 짧지만 짧지 않은 처음 사랑이었다.

그 아이와 처음 데이트를 했던 날. 그날은 눈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에서 함박눈이 내렸고 우리 마음에도 소복소복 눈이 내리고 있었다. 첫 눈. 첫 마음. 첫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