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코스모스

코스모스를 생각하면 엄마가 떠오른다. 가을 길가에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하면 엄마는 늘 코스모스라곤 처음 보는 사람처럼 "어머 너무 예쁘다!"를 연발한다. 계절의 변화를 잘 알아채는 사람, 자연을 보며 감탄할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 하던데, 그런 사람 옆에 있다 보면 덩달아 행복해진다.

30년 남짓 살았지만 살면 살수록 산다는 건 별스럽지 않은 것 같다(이런 말을 하는 나를 두고 우리 엄마는 '배부른 소리 한다'고 평했지만). 그저 내 행복을 남에게 나누어줄 수 있을 만큼 내 안에 행복과 여유가 있다면 그걸로 성공한 삶이 아닐까. 오늘은 비 갠 후 하늘을 한 번 더 올려다보며, 길가의 꽃들과 눈인사하며 조금 더 행복해지기를 택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