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

삶을 반추하는 시점은 대개 원하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 우울하거나 괴로울 때다. 나는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데 의미를 두는 편인데 가끔 남편이나 아이들, 또는 내 일에 대해 걱정이 쌓이면 걷잡을 수 없는 불안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이럴 때 내가 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냉장고를 열고, 혹시 몰라 담아두었으나 역시나 먹지 않은 잔반들을 비워낸다. 쌓인 그릇들을 씻어내다보면 머릿속이 말끔해진다. 싱크대 구석구석을 닦는 일도 효과적이다. 거무튀튀한 부분들이 뽀얗게 밝아지는 것을 보면 우울했던 일도 잊고 미소가 지어진다. 가끔 싱크대 속에 쌓아둔 냄비, 반찬통, 쟁반 같은 것들도 비워내는데 필요 유무에 따라 중고마켓에 저렴히 내놓거나 나눔을 한다.

이렇게 한바탕 부엌 안을 휘젓고 나면 삶의 의미를 고민했던 까닭도 잊고 만다. 그리고 생각한다. 주어진 시간을 후회없이 열심히 살아가다보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거라고. 내 삶은 지금 이대로 흘러가도 괜찮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