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게 한 나의 다짐

나는 고등학생 1학년, 16살. 국민학생 6학년, 13살때의 일이다. 새벽에 신문배달을 하고 학교가려고 교복을 입고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남동생이 땀을 비오듯 흘리고 누워 꼼짝을 못한다. "동생아, 괜찮아~?". 말을 못한다. 뭔가 심각하다. 창백하다. "누나, 배가.. ". 동생이 운다. 엄마를 깨웠다. 아침7시가 조금 넘은 시간 "엄마, 일어나봐 애가 이상해. 많이 아픈가봐. 병원가봐야겠어. 병원비 좀 줘. 심각해". "내가 돈이 어딨어. 병원 가서 네 삼촌한테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해봐". 말없이 동생을 교복입은채로 들쳐 업었다. 뛰기 시작했다. 살려야 한다. 집에는 전화가 없다. 공중전화까지 가려고 다녀오면 동생이 어찌될지 모른다. 시간은 오전7시 14분. 학교가야하는데... 어떡하지. 집에 병원까지 너무 멀다. 고덕동에서 암사동까지 가야한다. 암사유적지 가는 방향길로 가서 천호동으로 가던지.. 외할머니랑 함께 갔었던 병원이 생각났다. 무조건 달렸다. 동생 신발도 못신기고 일단 뛰었다. 얼마를 뛰고 걸었는지 모르겠다. 병원에 겨우 숨이 차서 도착했는데, 숨이 넘어가게 접수처에 얘기하기 시작했다. "동생이 아파요. 살려주세요". 접수부터 하란다. "돈이 없어요. 치료부터 해주세요". 그러면 저의 외삼촌이 오셔서 계산해주실거에요. 돈 없으면 안된단다. 이게 무슨 소리지. 당황스럽고 눈물이 났다. 화가났지만 아무말도 안나왔다. 다시 뛰었다. 다른 병원가지 뭐. 속으로 내동생 살려야 한다!!! 기절했다. 2번째 병원도 안된단다. 암사동의 큰병원이 생각났다. 거기 가보자.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등이 없어진것 같았다. 교복은 이미 땀으로 젖은지 오래다. 시간도 몇시인지 모르겠다. 동생이 머리를 못가눌 정도로 정신을 잃었다. 울면서 달렸다. "동생아 누나가 살려줄께. 조금만 참아". 세번째 병원에 도착, 다행히 고마운 의사선생님을 병원입구에서 만나서 우리를 들여보내주셨다. 그 의사선생님 덕분에 급하게 수술을 하기 위한 준비로 병원이 분주했다. 동생이 수술받는 동안 주머니에 있는 동전으로 삼촌에게 전화하고 병원비를 부탁후 학교에 전화를 어렵게 했다. 삼촌이 와서 병원비는 해결했다. 그런데, 그날 내가 삼촌이 병원에 와서 무슨 개소리를 들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도 난 충격을 받았던거 같다. 잊을 수 없는 날인데 그가 한 말만 기억이 안난다. 수술이 끝나고 의사선생님 말씀이 30분만 늦었으면, 맹장이 터져서 죽었단다. 수술은 잘되었단다. 살았다. 내동생. 삼촌이 가고 난 병원에서 동생이 마취에서 깨길 기다리기 위해 잠시 병원뒷문으로 나왔다. 그제서야 어깨에 힘이 쭉 빠지면서 한숨이 나왔다. 한밤중이네. 고생했다며 보름달이 나를 밝게 비추어 주는 것 같았다. 달에게 이야기했다. 오늘 같은 일은 내가 다시 만들지 않겠다고. 동생을 굶기거나 엄마가 병원을 못가고 저렇게 있는 것을 그냥 두지 않겠다고. 내 힘으로 내가 벌어서 다 살리겠다고. 난 오늘 동생을 살렸다. 그러니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난 할 수 있다. 그것은 달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나에게 얘기하는 다짐이었다. #글쓰는사람 #글쓰기연습 #글감훈련시작 #쓰담쓰담5기 #안아조 #오늘의글감 #연필 #안아조지음 #달에게한나의다짐 #내가동생을살렸다 #다짐했다 #내가족을내가살리기로 #악착같이일해서 #우리집을일으켜세우자고 #그날의다짐은 #나를바꿔놓았다 #달이위로해준날 #펑펑울지못했던날 #이를악물게된날 #30년전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