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가장 예쁜 "달"이 뜨는 추석 홀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며느리는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다. 몇시간뒤면 추석을 보내러 어머님이 도착하신다. 이번주 내내 명절연휴 2박3일동안 차려내야 할 삼시세끼 식단을 짜고 시누식구들이 오면 차려내야 할 저녁상을 생각해내 장을 보고 밑반찬을 만들어 두었다. 그뿐인가.. 냉장고를 정리해두고 싱크대도 닦아두고 화장실청소와 집안정리를 해두느라 며느리는 이미 많이 지쳐있었다. " 내가 이짓을 언제까지 해야하나,. 내가 머한다고 이집에 시집와서 이러고있나...지금이 쌍팔년도도 아니고 밑지는 결혼을 한것도 아니고 억울해죽겠네 진짜,.." 누구네는 캠핑을 갔고 누구네는 해외여행을 갔고 누구네는 친정만 가기로했고....온통 주변은 행복한 명절을 즐기려는 사람들도 가득찬것 같고 며느리는 혼자만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어 혼잣말로 투덜거리지만 소용없다. 몇시간뒤면 서슬퍼런 어머님이 도착하신다. 남편이 돌되던 무렵 남편을 잃으신 어머님은 악착같이 세남매를 키워놓으셨다고 한다. 어렵게 얻은 아들을 얻자마자 혼자가 되셨으니 귀한 아들이 더 귀한아들이 되어 남편대신 의지하시고 사신거 같다. 귀한아들은 귀한값을 하느라고 어머님만 만나면 시아버지 탈을 뒤집어 쓴다. 어머님의 엉덩이는 또 얼마나 가벼운지 "여보~이것좀..." 하고 부르면 여보대신 어머님이 와계신다. 아주 환상의 하모니, 환장의 짝짝꿍이다. "이번추석은 100년만에 가장 밝은"달"이 뜬다고 합니다. " TV속 뉴스앵커의 소리에 며느리는슈퍼에 다녀오겠다며 신발을 신고나왔다.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니 밝게 빛나는 둥근달의 모습에 눈도 마음도 시리다. " 달님.. 달님.. 이번 명절 제발 무사히 넘기게 해주세요.." " 그런데 달님... 진짜 너무하지 않나요??" " 하아..... 달님...." 예쁜 보름달밑 슬픈며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