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묘미

'작은책'이라는 월간지가 있다. '일하는 사람들이 글을 써야 세상이 바뀐다'는 슬로건으로 오랫동안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온, 크기도 작은 책이다. 8~9년 전, 나는 우연히 '작은책'에서 지원하는 글쓰기 모임에 나갔다가 처음으로 생활문이라는 걸 써 보았다. 한 달에 한 번, 대여섯 명이 모여 자기가 써온 글을 읽어야 하는데, 나는 이 모임이 싫지 않았다.

처음에는 걱정도 되었다. '이런 걸 써도 되나'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자꾸 신경쓰였다. 하지만 쓰다보니 점점 과감해지고 솔직해졌다.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나의 못난 과거와 편협한 생각들을 꺼내보여야 하는데도 어딘가 모를 통쾌함이 느껴졌다. 아마 글을 쓰면서 내 안에 있던 미움이나 분노가 많이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주로 내 글의 소재는 아이나 남편이었다.

그때 나는 글쓰기의 진짜 묘미를 알아버렸다. 글쓰기는 내 안에 쌓여있던 원망을 덜어내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작업이었다. 그리고 나를 다독이며 더 괜찮은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마법이었다. 그후, 나는 '작은책'에 내 글이 실릴 수 있도록 모임 활동을 열심히 했고, 내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확인해보고 싶어 수기 공모전에도 도전했다. 두 아이를 재우고 나면 쪼르르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 뭐라도 쓰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오래 전 이야기를 꺼낸 까닭은 쓰담쓰담을 하면서 글쓰기의 묘미에 푹 빠져있던 예전의 내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글감을 보고 떠오른 생각을 하나하나 살피는 일은 과거의 나와 조우하는 특별한 경험이었고 분주한 일상을 잠시 내려놓게 만드는 대단한 작업이었다. 또 하루에 20~30분씩 글을 쓰다 보니, 내가 꽤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살아왔고, 잘 살 거라는 확신도 들었다.

글쓰기는 무조건 해야한다고 말하지만 솔직히 나는 글쓰기가 좀 두렵다. 좋은 글을 쓰고 싶지만 실력이 부족해서 잘 안될 때가 많아서다. 이제는 이런 생각에서 나를 놓아주고 싶다. 그냥 혼자만 알아봐도 좋으니 힘들 때는 다른 사람 시선 생각하지 말고 쓰라고. 쓰담쓰담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 달관자로 만들었다. 이게 다 선량님과 쓰담쓰담 단톡방 덕분이다.

#쓰담쓰담 #글쓰기 https://www.instagram.com/p/CmwVsPhrUEVsNwO_iuIBOz3lsTx1R72o2yeGr00/?igshid=MDJmNzVkM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