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테니스 수업에 늦을까 허둥허둥 뛰어가던 도중 새끼손톱만큼 작고 귀여운 하얀 달을 보았다. 달리다 말고 멈춰서서 다급하게 찰칵대다가 문득 그런 내 모습에 문득 웃음이 났다.

나는 자주 하늘 사진을 찍는다. 그 사진을 일부러 다시 찾아보지는 않지만, 사진첩에서 하늘 사진을 마주하면 이 날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움직인 날이구나, 싶어서 괜히 몽글몽글해진다. 동동 떠가는 구름을 보면 하늘이 나대신 쉬어 준 한숨이 떠가는 것 같고, 노을이 흐드러지게 지는 날에는 내 마음도 흔들거린다. 달이 크고 밝은 날에는 내 마음에도 무언가 떠오르는 것만 같고, 하늘이 유독 넓게 느껴지는 날에는 내가 하는 고민들이 다 무슨 의미인가 싶다.

하늘의 색과 구름의 모양은 매일 다르고 저마다 예쁘니까, 매일을 살아갈 이유가 하나는 더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