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아버지의 병명이 나왔어요. 다발성 골수종. 혈액암의 일종입니다. 어제 임시로 퇴원을 하시고 저희집으로 모신 후 그래도 아버지 얼굴을 보니 안개속에서 빠져나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무슨 병인지 치료가 가능한지 모를 때는 안개 속, 아니 어둠 속에서 헤매는 기분이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오후부터 갑자기 아버지의 상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항암 들어가기 전이라 지금 쓸 수 있는것은 오로지 마약성 진통제. 가장 강력한 진통제는 어떻게든 안 먹고 참아보시려 노력하시는데 못 참으시네요.

다시 우리 마음이 안개로 뒤덮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소망의 등불을 가슴에 피운터라 가슴은 아프지만 막막하지는 않아요.

안개에 마음이 둘러쌓인 지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