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인도에 살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사람들이었다. 좋지 않은 뉴스들이 많았고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지나가는 인도 사람들이 다 나쁜 사람인 마냥 경계했다. 그래서 한동안은 일반 버스도 거의 못탔던 것 같다. 물론 혼자 어디 나가는 것도 삼갔다. 가끔 남편과 함께 때로는 가족과 함께 밤 버스를 타고 먼 곳을 갈 때도 있었는데 그때면 밤새 물건 지키랴 사람들 경계하랴 잠도 잘 못잤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적어도 내가 사는 곳에서는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알게 되고 그 사람들에 대해 신뢰가 생기면서 부터일까? 전에는 모든 인도 사람들이 두려웠었는데 이제는 적어도 우리 동네 사람들은 두렵지 않다.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이 두려움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사실 두려움의 실체의 대부분이 우리의 상상이나 걱정이니까. 인도에 살면서 좀 더 용기를 내 보고싶다. 두려움 대신 신뢰를 쌓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