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잘 다녀와~”

“엄마 안녕~”

아이들과 남편이 탄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현관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온다. 지금부터 아이들을 픽업하러 가기 전 까지가 나의 케렌시아 타임이다.

“엄마 집에서 하루 종일 뭐해?”

“엄마는 좋겠다. 집에 있어서.”

“엄마도 집에서 엄청 바빠. 청소하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요리하고 엄마 일도 하고. 엄마 노는 거 아니야~”

라고 대뜸 화를 내고 만다. 사실은 세탁기를 돌려놓고 쌓여있는 설거지거리를 못 본척 한다. 침대 위 이불을 대충 정리하고 바닦에 떨어진 머리카락도 못 본척 한다. 아무도 없는 이 시간, 해야할 일을 나중으로 미루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시간.

만의 케렌시아 타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