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퀘렌시아는 자주 가기는 조금 먼 엄마아빠의 집이 아닐까 싶다. 그냥 생각만으로도 평온하고 그리워지는 곳. 나의 퀘렌시아를 자주 가지 못해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은 음악과 함께하는 공원 산책. 공원을 걷다보면 엄마아빠집에서 익숙한 풀내음을 맡게 되고, 풀벌레 소리를 듣고, 그곳에 있는 꽃나무들을 볼 수도 있어서 일까. 언제고 그곳을 정리하고 근처로 오시는 것이 당연하지만 내 욕심에 그곳은 그대로 있으면 좋겠다. 내가 편하게 숨쉴 수 있는 곳이니까. 엄마아빠집에서 빨아온 옷들을 우연히 입게 되는 날이면 그 빨래냄새가 눈물이 날 만큼 너무나도 좋아 빨기 싫을 때도 있다. 같은 세제여도 그 마당의 볕과 바람에 빠싹 마르며 스며든 그곳의 냄새가, 엄마의 빨래 냄새가 참으로 반갑다. 그나마 정말 오랜만에 명절에 다녀 온 기억으로 당분간은 힘내어 잘 지내봐야지. 내 소중한 고향, 내 소중한 퀘렌시아. 또 갈래, 또 갈거야.